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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배움카드로 강의 하나 듣는 게 왜 이렇게 번거로운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고용24랑 씨름하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자동제어 쪽을 조금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 시장이 하도 흉흉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가끔 개발 쪽이랑 협업할 때 나만 외계어를 듣는 기분이 드는 게 싫어서다. 마침 예전에 발급받아두고 지갑 구석에 박혀있던 국민내일배움카드가 떠올랐다. 세상 참 좋아졌지, 누워서 휴대폰으로 신청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고용24 앱을 켜는 순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인증서 등록하고, 본인 확인하고, 화면이 넘어갈 때마다 로딩 시간이 왜 그렇게 긴지. 예전에는 이런 거 한 번 하면 그냥 쭉 진행됐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보안 프로그램이니 뭐니 설치하라는 게 너무 많다. 분명히 어제 로그인했는데 오늘은 또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메시지를 보니 노트북을 덮어버리고 싶더라.

무료인강은 결국 찾기가 더 힘들다

무료 인강이 많다길래 고용24 검색창에 이것저것 키워드를 넣어봤다. ‘자동제어’, ‘유니티’, ‘데이터 분석’. 결과가 수천 개가 쏟아지는데, 정작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퇴근하고 들을 수 있는 강의는 몇 개 없었다. 어떤 건 실시간 강의라 무조건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고정적으로 접속해야 한단다. 직장인한테 그 시간에 매일 접속하는 게 얼마나 큰 숙제인지 모르는 걸까. 게다가 한국이러닝인재개발원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법정 의무 교육 비스무리한 것들만 자꾸 상단에 뜨니까 내가 진짜 배우고 싶은 IT 관련 과정은 뒷페이지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결국 한참을 뒤져서 정보처리기사 준비 과정 비슷한 걸 하나 골랐는데, 이게 정말 내 업무에 도움이 될지는 확신이 안 섰다.

결제 한 번 하는데 왜 이렇게 진이 빠질까

어찌어찌 수강 신청 버튼을 찾아서 눌렀는데, 이번엔 ‘자비부담금’ 결제가 발목을 잡는다.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결제해야 한다는데, 일반 신용카드랑은 조금 다른 시스템인 건지 결제창에서 자꾸 오류가 났다. 카드사 앱으로 넘어가서 승인하고 다시 고용24 창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 연동 과정에서 세션이 만료됐다는 경고창이 세 번이나 떴다. 내일배움카드가 사실상 체크카드처럼 쓰이는 거라 잔액이 있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한도가 꽉 찬 건지 갑자기 불안해졌다. 결국 은행 앱까지 들어가서 카드 잔액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결제에 성공했다. 강의료는 20만 원 정도였는데, 국비 지원받고 내가 낼 돈은 6만 원 정도였다. 이 6만 원을 결제하려고 한 시간 동안 씨름한 걸 생각하면 시간 대비 효율이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지치는 기분

강의 등록이 완료됐다는 알림을 받긴 했는데, 막상 화면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 이게 단순히 영상을 틀어놓기만 하면 되는 건지, 아니면 매주 과제를 내야 하는 건지 상세 설명도 너무 복잡하게 적혀 있다. K-디지털 트레이닝이니 뭐니 용어는 거창한데, 그냥 내가 업무 시간에 쓰던 툴을 좀 더 깊게 알고 싶었던 것뿐인데 너무 멀리 온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미 신청은 했으니 취소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두긴 했지만, 퇴근하고 녹초가 된 상태에서 과연 이 인강을 켜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친구는 이거 완강하면 지원금도 일부 돌려받는다고 하던데, 그 제도까지 챙기려면 또 서류를 제출해야 할 것 같아 벌써부터 피곤하다. 일단 내일부터 한 강씩은 들어보려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오늘 고용24 사이트랑 씨름하면서 느낀 건,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제도는 고마운데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아날로그식이라는 점이다. 모바일 앱은 예쁘게 만들었지만, 실제 서비스는 여전히 10년 전 시스템을 그대로 쓰는 기분이랄까. 어쨌든 결제는 끝났으니 이제 되돌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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