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다들 이렇게 말한다. 요즘은 명령어 몇 번 치면 알아서 코드를 짜주니까 누구나 쉽게 앱 하나 뚝딱 만들 수 있다고. 나도 그 소리에 홀려서 덜컥 시작해봤다. 그냥 내가 자주 쓰는 동네 맛집 지도에 AI가 그날의 기분에 맞춰서 메뉴를 추천해주는, 뭐 그런 단순한 앱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던 거다. 사실 거창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지도 앱이랑 챗GPT API 정도만 잘 붙이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구글 맵 API 결제 문턱에서 멈칫하다
일단 지도 API를 찾아봤는데, 구글 맵 API가 가장 유명하길래 당연히 무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하더라. 그것도 200달러 정도의 무료 크레딧을 주긴 하는데, 사용량이 넘어가면 바로 유료 결제로 전환되는 구조였다. 이게 나 같은 초보자한테는 은근히 스트레스다. 혹시라도 코드를 잘못 짜서 API 호출이 무한 루프로 돌아버리면 통장 잔고가 털리는 거 아닌가 싶어서 새벽에 식은땀이 나기도 했다. 결국 몇 번 테스트하다가 불안해서 카카오 맵이나 네이버 지도로 눈을 돌려봤는데, 얘네도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호출량부터는 돈을 내야 하는 건 똑같더라. 공짜로 평생 쓸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AI가 짜주는 코드는 딱 거기까지다
요즘 AI한테 코딩을 시키면 정말 잘 짜준다. ‘지도 좌표를 찍고 거기서 근처 식당 리스트를 불러오는 코드를 짜줘’라고 하면 순식간에 결과물을 내놓는다. 문제는 그 코드를 내 개발 환경에 복사해서 넣었을 때 에러가 나면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라이브러리 버전이 안 맞거나 API 키 설정 위치가 바뀌어 있으면 화면에 아무것도 안 뜬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라서 콘솔창에 빨간색 글씨로 에러 메시지가 뜨면 일단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주변에 개발하는 친구한테 물어봐도 ‘그거 네가 설정을 잘못해서 그래’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다. 그 ‘설정’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알려면 또 며칠을 검색해야 한다.
외주 사이트를 기웃거리게 되는 순간들
결국 답답한 마음에 외주 사이트나 앱 개발 회사를 몇 군데 둘러봤다. 견적이라도 받아볼까 싶었는데, 내 아이디어 정도는 사실 별거 아니라는 반응이거나 아예 터무니없는 금액을 부른다. ‘이런 간단한 앱 하나 만드는데 왜 이렇게 비싸지?’ 싶다가도, 내가 일주일 동안 코드랑 씨름하면서 얻은 거라곤 에러 화면뿐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누군가는 몇 시간 만에 끝낼 일을 나는 일주일 동안 헤매고 있는 꼴이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알바를 해서 돈을 모아 맡기는 게 나았으려나 싶기도 했다.
결국은 다시 원점, 이게 될까?
오늘도 카페에 앉아서 맥북을 펴놓고 지도를 띄우는 것까진 성공했다. 그런데 지도 위에 핀을 꽂고 그 핀을 누르면 AI가 추천 문구를 띄우는 기능에서 다시 막혔다.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서버는 어디다 둬야 할지, 지금 내 노트북으로 돌리는 게 최선인지 알 수가 없다. 공부할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다. 교육 플랫폼에서 기초 강의도 들어보고 무료 디지털 배움터 같은 것도 찾아보고 있는데,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더 정신이 없다. 내일부터는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보려고 하는데, 과연 이번 달 안에는 실제로 작동하는 화면을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냥 지금은 일단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취미생활로 돌려야 하는 건지 결론이 안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