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공부가 실무와 이렇게 다르다니
처음 네트워크 엔지니어 쪽으로 진로를 잡았을 때, 주변에서 다들 CCNP 정도는 있어야 어디 가서 명함을 내민다는 소리를 들었다. 솔직히 그때는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시스코 장비 명령어 몇 개 외우고, 트러블슈팅 시나리오 달달 외우면 당장이라도 현장에 투입되어 네트워크를 주무를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강남역 근처에 있는 코리아IT아카데미 같은 학원들을 기웃거리면서도, ‘이 자격증만 따면 내 연봉은 보장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때는 단순히 네트워크관리사 2급 같은 기초 자격증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걸 따서 나의 전문성을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실제 현장은 시험 문제처럼 돌아가지 않더라
막상 현장에 나가보니 상황은 영 딴판이었다. CCNP를 공부할 때 익혔던 깔끔한 토폴로지는 온데간데없고, 십수 년 전부터 쌓여온 레거시 장비들이 엉망으로 꼬여 있는 케이블 뭉치 사이에서 나를 반겼다. 자격증 시험에서는 라우팅 프로토콜만 제대로 설정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실무에서는 장비의 펌웨어 버전 문제인지, 아니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건지,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 몰래 바꿔놓은 포트 설정 때문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에러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부산 해운대구 관제 시스템 관리 부실 사례 같은 뉴스를 가끔 볼 때마다, ‘아, 자격증 보유자 확인이 왜 중요한지 이제 알겠다’ 싶으면서도 실제로는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그 현장의 복잡함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격증이 스펙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까
중고 신입으로 이직을 고민할 때도 이놈의 자격증이 발목을 잡았다. 다들 ‘CCNP 정도는 기본이지’라고 쉽게 말하지만, 막상 면접관 앞에 앉으면 ‘그래서 이걸로 어떤 장애를 해결해 봤냐’는 질문이 먼저 들어온다. 자격증은 그냥 내가 성실하게 공부했다는 증명서 정도일 뿐, 실제 서버 관리나 모의 해킹 같은 실무 영역으로 넘어가면 리눅스(LINUX) 다루는 법 하나가 더 중요할 때도 많았다. 솔직히 백엔드 부트캠프나 K-디지털 트레이닝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오히려 실무에서 더 자주 쓰이는 경우도 허다해서, 가끔은 내가 쏟아부은 수십만 원의 응시료와 몇 달의 시간이 조금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네트워크의 미스터리
요즘은 클라우드 환경이 대세라면서 다들 AWS나 Azure를 공부하라고 한다. 나도 마음은 급해서 이것저것 뒤적거리긴 하는데, 결국 근본적인 네트워크 원리는 똑같다는 말을 들으면 또 위안을 얻는다. 근데 정말 그럴까? 가끔은 클라우드 설정창에서 클릭 몇 번으로 해결되는 것들이, 과거 장비를 직접 만지던 방식과 너무 달라서 내가 배운 지식이 유효기간이 다 되어가는 건 아닌지 불안할 때가 많다. 최근에는 센트럴 시티 네이버후드 파트너스 같은 지역 커뮤니티나 IT 인프라 지원 업무 뉴스를 보면서도, 내가 과연 어떤 기술을 계속 붙잡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다시 돌아간다면 이걸 고집할까
가끔 옛날에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이랑 술 한잔하며 물어본다. ‘그때 우리가 왜 그렇게 CCNP에 목을 맸을까?’ 그러면 다들 쓴웃음을 짓는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자격증보다는 차라리 작은 네트워크라도 직접 구축하고 무너뜨려 보는 시간을 더 가졌을 것 같다. 이론적으로 완벽한 네트워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오늘도 퇴근길에 꼬여있는 케이블들을 떠올리며, 기술이란 게 결국은 자격증 시험지에 있는 게 아니라 이 엉망인 현장 속에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