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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발주 플랫폼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덤볐다가 겪은 일들

처음에는 단순히 쇼핑몰 하나 만드는 건 줄 알았지

얼마 전에 회사에서 가맹점 전용 발주 플랫폼을 하나 구축하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말만 들었을 때는 그냥 흔한 오픈마켓 같은 거 하나 만들면 되는 줄 알았다. 카페24나 고도몰 같은 거 쓰면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더라. 본사 물류 시스템이랑 재고가 실시간으로 맞물려야 하고, 가맹점마다 공급가가 다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처음엔 엑셀로 처리하던 주문 내역을 웹으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그렇게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솔루션 업체 미팅만 대여섯 번은 한 것 같다

처음에는 기성 솔루션을 찾으려고 여러 곳을 찔러봤다. 견적을 받아보니 솔루션 도입 비용만 대략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사이를 부르더라. 물론 이건 초기 구축비고, 나중에 유지보수 비용은 별도다. 개발자 출신이 아닌 입장에서 솔루션 업체 영업팀이랑 대화를 나누는데, 다들 자기네 프로그램이 최고라며 ‘데이터 연동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내가 궁금한 건 ‘아침에 갑자기 가맹점주들이 몰릴 때 서버가 터지지는 않는가’ 같은 아주 실질적인 부분이었다. 근데 대답들은 항상 ‘충분히 검증된 엔진을 사용합니다’라는 식의 매뉴얼 같은 말뿐이었다. 사실 솔루션 자체의 성능보다 우리 내부의 복잡한 정산 구조를 담아낼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인데 말이다.

정형화된 시스템 안에서 허우적대기

결국 기성 솔루션 기반으로 가기로 하고 구축을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모든 솔루션은 이미 정형화되어 있어서, 우리만의 독특한 발주 프로세스를 끼워 맞추기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예를 들어, 본사에서 이벤트성으로 특정 가맹점에만 할인 쿠폰을 뿌리고 싶은데, 솔루션에선 ‘전체 가맹점 대상’ 아니면 ‘등급별 적용’만 가능했다. ‘왜 이건 안 되죠?’라고 물어보면 개발사 측에서는 추가 개발 비용을 요구했다. 기능을 하나 추가할 때마다 50만 원, 100만 원씩 견적이 툭툭 튀어 나오는데, 이게 맞나 싶었다.

데이터 단절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제일 귀찮은 일이었다

제일 스트레스받았던 건 기존에 쓰던 ERP랑 쇼핑몰 데이터를 연동하는 과정이었다. 이게 실시간으로 재고가 반영되지 않으면 가맹점주들한테 바로 항의 전화가 온다. ‘재고 없는데 왜 주문받았냐’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연동 작업을 계속 수정했는데, 이게 참 끝이 안 났다. 데이터 연동만 거의 한 달을 매달린 것 같다. 낮에는 업무 보고 저녁에는 개발사 쪽이랑 통화하면서 ‘이 데이터 값이 왜 안 넘어오는지’ 따지고 있는 내 모습이 좀 처량해 보이기까지 했다. 스마트팩토리니 뭐니 거창한 단어들은 뉴스에서나 나오는 말인 것 같고, 현실은 그냥 API 통신 오류 하나 잡느라 며칠을 꼬박 새우는 거였다.

아직도 시스템이 100% 만족스럽지는 않다

지금은 일단 돌아가기는 한다. 오픈한 지 이제 세 달 정도 지났는데, 여전히 자잘한 버그가 올라온다. 가끔 로그인이 안 된다는 가맹점주 연락이 오면 일단 비밀번호 재설정부터 안내하고 본다. 그게 제일 빠르니까. 솔루션을 직접 개발한 것도 아니고 구축해준 업체도 이제는 ‘기본적인 유지보수 기간이 끝났다’며 추가 커스터마이징은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은근히 눈치를 준다. 처음엔 우리만의 완벽한 플랫폼을 꿈꿨는데, 지금은 그냥 주문만 무사히 들어오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게 맞는 방향인지,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맞춤형 개발을 맡겼어야 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맹점 발주 플랫폼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덤볐다가 겪은 일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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