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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시안이랑 결과물이 달라서 며칠 밤을 새웠다

처음엔 적당히 아웃소싱 업체에 맡기면 될 줄 알았다

이번에 우리 팀에서 기획한 작은 행사를 홍보하려고 포스터를 만들어야 했다. 예전에는 그냥 캔바나 미리캔버스 같은 툴로 대충 뚝딱거렸는데, 이번엔 좀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큰맘 먹고 외주 업체를 알아봤다. 사실 아웃소싱 업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크몽이나 숨고 같은 플랫폼에서 포트폴리오를 좀 뒤져보다가 적당히 후기 많은 곳을 골랐다. 가격대는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천차만별이더라. 어떤 곳은 3만 원부터 시작한다고 하고, 어떤 곳은 기본 30만 원부터라고 해서 고민이 깊어졌다. 사실 예산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싼 곳에 맡기자니 결과물이 조악할까 봐 걱정이 앞섰다. 그때 알파스캔 27인치 모니터로 화면을 띄워놓고 시안을 보는데, 모니터가 좋아서 그런지 시안이 다 좋아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있었다.

소통의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점들

문제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였다. 나는 좀 세련된 느낌의 환경 디자인 느낌을 원했는데, 막상 결과물이 나올 때마다 내가 생각했던 색감이랑 미묘하게 달랐다. 분명 수정 요청을 세 번이나 했는데도, 그 수정된 결과물이 내가 준 피드백을 반영한 건지 아니면 그냥 디자이너 자기 마음대로 다시 얹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프리랜서 분이랑 소통하다 보니 작업 시점과 입금 시점 사이의 묘한 긴장감도 있었다. 나는 빨리 결과물을 받아야 하는데, 상대방은 본업이 따로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밤늦게 피드백을 확인하고 다음 날 저녁에야 피드백을 반영해 주는 식이었다. 결국 학회 포스터 인쇄 마감 날짜는 다가오는데, 디자인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이 되니까 사람이 참 예민해지더라.

무조건 자동화나 AI가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

요즘 미래 AI 캔버스 같은 광고 제작 플랫폼이 광고 제작 효율을 엄청 높여준다는 기사를 봤다. 복잡한 디자인 작업을 AI가 대신해 준다니, 차라리 그게 마음 편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에라베이스처럼 기술력 좋은 기업들이 드론이나 AR 기기 같은 데에 쏟는 정성을, 나도 이 포스터 한 장에 쏟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차라리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이는 시스템이 나았을까?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은 참 불확실성이 많다. 내가 붙박이장 시공 관련해서 커뮤니티 글을 읽다가 ‘조악스럽다’는 표현을 보고 피식 웃었는데, 이번 내 포스터 작업도 결과적으로는 썩 마음에 들지 않게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결과물은 그냥 평범한 수준에서 타협했다.

결과물은 나왔지만 개운하지 않은 이 기분

결국 인쇄소에 파일을 넘기고 나니,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인쇄된 결과물을 보니 색감이 생각보다 더 어두웠다. 모니터로 볼 때는 분명 밝은 느낌이었는데, 종이로 뽑아놓으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디자인 업체 사장님은 ‘색감은 인쇄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시 뽑을 돈도 시간도 없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예전에는 사업보고서나 단순 안내문 정도는 디자인 업체에 맡기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차라리 내가 처음부터 툴을 붙잡고 씨름하는 게 정신 건강에는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든다.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 또 덜컥 아웃소싱을 맡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AI 툴을 공부해서 혼자 해버릴 것 같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행사는 다가오고, 포스터는 인쇄되어 내 책상 위에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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