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단순히 기능 구현만 생각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실적관리시스템이 당연히 필요하겠거니 싶었다. 처음에는 엑셀로도 충분히 돌아가는 것 같았는데, 직원들이 늘어나고 거래처가 열 군데를 넘어가니까 슬슬 데이터가 꼬이기 시작했다. 사실 엑셀이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을 입력했는지 추적하는 게 불가능해진 거다. 그래서 어플제작회사 몇 곳을 수소문했다. 그땐 단순히 ‘이런 기능이 구현되면 되나요?’라고만 물었지, 이게 나중에 유지보수 비용으로 어떻게 돌아올지는 전혀 계산하지 못했다. 미팅을 잡을 때도 그냥 빨리빨리 견적만 받아서 결정하면 끝날 줄 알았다.
견적서에 적힌 퍼블리싱과 개발 범위의 차이
어떤 업체는 견적을 500만 원 선에서 제시했고, 어떤 곳은 2,000만 원을 불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차이인데 그때는 그냥 왜 이렇게 비싸게 부르나 싶어 따지기만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500만 원짜리 업체는 기존 홈페이지템플릿을 수정해서 얹어주는 방식이고, 2,000만 원은 처음부터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는 방식이었다. 전산시스템이라는 게 그냥 화면을 예쁘게 만드는 ‘퍼블리싱’ 작업이 핵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뒤에서 돌아가는 데이터 구조를 잡는 게 진짜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걸 두 번째 미팅에서 깨달았다. 개발자들은 내 요구사항을 듣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걸 구현하려면 DB 구조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합니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원망스럽던지.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서류를 준비하며 느낀 막막함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지원금을 받아보겠다고 호기롭게 달려들었다가 된통 당했다. 단순히 어플을 만드는 것보다 기술적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길래 사업계획서를 고치고 또 고쳤다. 정부 시스템에 내용을 입력하는데, 내가 말하려는 기술이 정확히 어떤 언어로 짜여 있는지, 백엔드 서버는 어떤 걸 쓸 건지 적으라는 칸이 너무 많았다. 개발사 미팅을 할 때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했던 내 태도가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그때 알았다. 실적관리시스템 하나 만드는 데도 이 정도인데, 국가 사업 과제로 선정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다 관리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키오스크 업체와 연동할 때 겪은 데이터 통신 오류
결국 어찌어찌 개발을 시작했는데, 오프라인 현장에 설치할 키오스크 업체와 시스템을 연동하는 게 큰 산이었다. 키오스크에서 결제가 일어나면 실시간으로 서버에 데이터가 찍혀야 하는데, 자꾸 한 10초 정도 딜레이가 걸렸다. 개발사 쪽에서는 키오스크 기기 문제라고 하고, 키오스크 업체는 서버 응답 속도가 느린 탓이라고 했다. 결국 나만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해졌다. 어플제작회사를 탓할 수도 없는 게, 그 친구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밤 11시에 사무실에 앉아서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힘든가’ 싶어 한숨만 쉬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시스템은 완성되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반년 가까이 걸려서 겨우 시스템이 돌아가긴 한다. 초기에 생각했던 예산은 이미 훌쩍 넘겼고, 중간에 사람도 바뀌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금은 나름대로 돌아가고 있지만, 매일 아침 출근해서 데이터가 제대로 동기화됐는지 확인하는 게 일과의 시작이다. 예전처럼 엑셀 쓸 때가 마음은 편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데이터가 쌓이니까 체계가 잡히는 느낌은 드는데, 이게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돈만 많이 쓰고 더 복잡해진 건지 잘 모르겠다. 나중에 또 다른 기능이 필요하면 그때는 더 잘할 수 있을까? 사실 지금도 자신은 없다. 개발은 한 번 끝내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시작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데이터 동기화 확인하는 게 출근의 시작이라니, 정말 예상 밖이었네요. 처음에는 단순한 기능 구현만 생각했었는데, 시스템 구축이 이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어요.
데이터 동기화 확인하는 게 매일의 시작이라니, 저도 엑셀 쓸 때 그럴 줄은 몰랐네요.
국가 사업은 기술의 깊이뿐 아니라, 그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고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하게 보일 것 같아요.
엑셀로 데이터 관리를 하다 보면, 어떤 정보가 누락되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경험이 있죠. 특히 팀 규모가 커지면 더욱 그렇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