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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 직구하다 세관 연락받고 당황했던 날

어쩌다 시작된 해외 직구의 늪

솔직히 처음엔 그냥 남들 다 쓰는 앱 몇 개 깔아서 시작했다. 요즘은 인스타 광고도 그렇고, 무슨 해외 직구 플랫폼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처음엔 뷰티 제품 몇 개 사볼까 하다가 가격이 국내 매장보다 훨씬 싸길래 혹해서 들어간 게 화근이었다. ‘와이레스’ 같은 신생 플랫폼도 그렇고, 캐시워크 같은 만보기 앱에서도 매일같이 아마존 위크니 뭐니 하면서 퀴즈 풀고 쿠폰 받아가라고 난리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푼돈 아끼는 재미라고 생각했다.

생각지도 못한 세관의 연락

문제는 얼마 전 러쉬(Lush) 제품을 직구 앱에서 주문했을 때 터졌다. 사실 브랜드 공식 몰에서 사면 편한데, 앱에서 주는 할인 쿠폰이 워낙 컸고 다른 잡다한 제품까지 묶어서 사면 배송비가 안 들어서 합리적이라 믿었다. 물건이 생각보다 너무 안 오길래 앱 내의 배송 조회를 눌러봤는데, 며칠째 ‘통관 대기’에서 멈춰있더라. 그러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관세청 직원이었다. 내가 산 물건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냥 향이 좋은 비누 몇 개랑 입욕제 몇 개 산 것뿐인데, 세관에서 적발되었으니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소리를 들었을 땐 정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내가 쓴 앱이 정식 수입 절차를 밟는 곳이 아니라, 개인 자가 소비용으로 교묘하게 위장해서 물건을 들여오는 곳이었던 모양이다.

비대면 앱들의 묘한 기시감

요즘은 뭐든 다 비대면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 같은 것도 비대면 진료 앱으로 키랑 몸무게 대충 적어서 처방받는다는 뉴스를 봤다. 내가 겪은 직구 앱도 비슷한 느낌이다. 어딘가 허술한데 다들 그냥 쓰니까 나도 썼다. 식약처 관계자가 어플 내 셀러 검수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지만, 정작 앱 개발사들은 AI 이미지로 모델까지 만들어서 비용 절감하기 바쁘다. 결국 문제가 터지면 뒤처리는 온전히 내 몫이다.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물건을 폐기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스트레스만 잔뜩 받았다.

편리함 뒤에 숨은 책임의 무게

이런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니 이제는 해외 직구 앱만 켜도 손이 떨린다. 캐시워크에서 퀴즈 풀어서 5% 할인 쿠폰 받는 것보다, 그냥 조금 더 비싸게 주고 안전하게 사는 게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젠지(Gen Z)들은 이런 뻔하지 않은 글로벌 플랫폼에서 나만의 취향을 찾는다는데, 나는 그런 감성보다는 당장 세관 문제 해결하는 게 더 급하다. 비대면 진료 앱에서 누군가는 불법적인 처방을 받고, 누군가는 나처럼 화장품 하나 직구하다가 조사를 받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결국 러쉬 제품은 받지도 못하고, 그 직구 앱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겼는데 답장도 제대로 안 온다. 보통 이런 앱들은 상담원 연결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다. 아마 코틀린으로 예쁘게 짠 앱 UI만 보고 덜컥 결제한 내 잘못이겠지. 세관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둬도 되는 건지 명확한 답도 안 나온다. 주변 사람들은 그냥 잊어버리라고 하지만, 왠지 나중에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찜찜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는 앱에서 싼 가격만 보고 해외 직구하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또 어디선가 할인 쿠폰 팝업이 뜨면 나도 모르게 클릭하게 될까 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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