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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업무용으로 어플 하나 잘못 깔았다가 곤란해졌던 일

병원 업무폰과 사주 어플의 이상한 만남

며칠 전 새벽에 정말 당황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병원 업무용으로 쓰던 휴대폰 요금이 160만 원 가까이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전산 오류인가 싶었다. 설마 업무폰으로 뭘 했겠나 싶어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4월 말쯤에 내가 무심코 깔았던 이름 모를 사주 어플이 문제였다. 호기심에 몇 번 눌렀던 060 유료 상담 전화가 화근이었다. 평소 업무폰이라고 하면 그냥 환자들 연락이나 받고 예약을 잡는 용도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 병원 측에서는 이걸 개인적인 과실로 보고 민사나 형사 소장 접수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정말 머리가 복잡하다.

앱 개발을 직접 해볼까 싶었던 시절

사실 우리 병원도 환자들 예약 관리나 진료 기록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해보겠다고 작년에 앱 개발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주변에서 리액트 네이티브(React Native)를 쓰면 비용도 절감되고 안드로이드랑 아이폰 둘 다 잡을 수 있다고 해서 솔깃했었다. 개발 업체 미팅도 몇 번 다녀보고 견적도 받아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1천만 원 정도면 뚝딱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능 하나 추가할 때마다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은 다들 말리기도 했고, 관리 유지보수가 더 큰 일이라는 걸 깨닫고 접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무리해서 앱을 만들었더라면 사주 어플 사건보다 더 큰 골칫덩이를 떠안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설픈 IT 도입이 주는 피로감

요즘은 노인 돌봄이나 병원 동행 서비스 같은 곳에서도 어플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고 한다. 교육 과정 중에 어플로 일지를 작성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기사를 봤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편할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하면, IT 기술이 좋긴 하지만 현장의 세밀한 부분까지 다 담아내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하림 같은 곳에서도 사육 농가를 위해 온습도 관리 어플을 만든다지만, 그게 매일 현장에서 변하는 사소한 상황들을 다 잡아낼 수 있을까? 가끔은 그냥 종이에 적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할 때가 있다. 어플로 모든 걸 해결하려다가 이번처럼 요금 폭탄을 맞거나 보안 사고가 터지는 것보다는, 가끔은 아날로그 방식이 더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임 소재는 어디까지인가

병원 업무폰으로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운 건 분명 내 잘못이다.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업무용 기기에 대한 보안 가이드라인이 사실 병원에 얼마나 제대로 갖춰져 있었나 싶기도 하다. 다들 ‘알아서 조심하겠지’ 하는 분위기였지, 명확하게 ‘이런 앱은 깔지 마라’고 교육받은 적은 없다. 160만 원이라는 돈이 병원 입장에서는 작은 액수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며칠 잠을 못 잘 만큼 큰 충격이다. 법적 대응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이라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담 어플이나 1388 같은 곳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정작 내 업무폰 문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그냥 다 잊고 싶지만 남는 불안함

사건이 터진 이후로 업무폰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이제는 어플 설치하는 것조차 겁이 난다. 그냥 카카오톡 하나만 깔려 있어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 어쩌면 내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술이 삶과 업무를 편리하게 해준다는 건 환상일 때가 많다. 오히려 관리해야 할 리스크만 늘어나는 기분이다. 이 상황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병원 업무용 기기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무언가를 도입하거나 설치할 때 한 번 더 고민하는 습관, 그게 이번 일을 겪으며 남은 유일한 것 같다. 당분간은 이런저런 어플들 다 지워버리고 정말 필요한 기능만 남겨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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