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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접근 제어 솔루션 도입하려다 서류 더미에 묻힐 뻔한 날

시작은 단순한 서버 보안 업데이트였다

처음엔 그냥 회사 내부 서버가 좀 불안하다는 지적 때문에 시작했다. 팀장님이 어디선가 ISMS-P 인증 관련해서 이야기가 들려온다고 하더니, 갑자기 우리 부서 관리 서버부터 DB 접근 제어를 제대로 걸어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예전엔 그냥 관리자 계정 하나로 다 같이 접속해서 썼는데, 이제는 누가 언제 접속해서 뭘 건드렸는지 다 남겨야 한다나. 대충 동글 하나 꽂아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솔루션을 알아보다가 알게 된 건데, 이게 단순히 프로그램 하나 설치하는 게 아니라 사내 네트워크 정책부터 다 뜯어고쳐야 하는 일이었다. 생각보다 일이 너무 커져서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다.

업체 미팅은 묘하게 피곤하다

보안 업체 몇 곳을 불렀다. 다들 자기네 솔루션이 최고라고 하는데, 사실 들어보면 다 비슷비슷하다. 한 곳은 무슨 클라우드 버킷 정책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겁을 줬고, 다른 곳은 에이전트 기반 AI 보안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가격대는 솔직히 부르는 게 값 같았다. 우리 규모에서 굳이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망설였는데, 요즘 데이터 3법이니 뭐니 해서 안 하면 나중에 과태료 낼 수도 있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결국 예산 범위 내에서 적당한 선을 타협하는 게 진짜 힘들었다. 견적서만 세 번을 수정했는데,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업무 본질보다 더 큰 것 같아 짜증이 좀 났다.

데이터베이스 권한 분리는 생각보다 번거롭다

솔루션을 설치하고 나서 제일 귀찮았던 건 기존 DB 계정들을 다 쪼개는 작업이었다. 여태까지 ‘admin’ 계정 하나로 운영팀도, 개발팀도 다 들어와서 데이터를 봤는데, 이제는 각자 자기 권한만 가지게 하려니 난리가 났다. “왜 내 계정으로 이게 안 열려?”라는 질문을 하루에 열 번은 받은 것 같다. 매번 정책 수정해주고 접근 권한 부여해주는 게 일상이 됐다. 이게 보안을 위한 건지, 내 시간을 갈아 넣는 작업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보안 정책을 걸어두면 정작 급한 장애 대응을 할 때 속도가 안 나서 다들 투덜거린다.

로그 기록 확인은 끝없는 숙제 같다

이제는 누가 언제 어떤 테이블을 조회했는지 로그가 촘촘하게 남는다. 가끔 심심할 때 로그 창을 열어보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자세해서 가끔 소름 돋는다. 내가 퇴근한 시간에도 누가 어떤 데이터를 조회했는지 다 보이니까, 오히려 감시하는 느낌도 들고. 정작 보안 사고가 나면 이 로그가 방패가 되어주겠지만, 평소에는 그냥 쌓여가는 쓰레기 같기도 하다. 가끔 로그 용량이 너무 커져서 서버 용량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우리가 대체 뭘 위해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한다.

솔직히 완벽한 보안이라는 건 없는 것 같다

인증 준비를 하면서 느낀 건데,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다. 결국 사람이 계정을 공유하거나, 어디선가 설정 실수를 하면 구멍은 뚫리게 되어 있다. 어제는 외주 업체 직원이 자격 증명 파일을 클라우드에 그냥 올려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리 좋은 접근 제어 툴을 깔아놔도 쓰는 사람이 방심하면 끝인 거다. 이게 정말 최선인지, 아니면 그냥 행정적인 요식 행위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다음 달에는 또 다른 인증 심사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까지 지금 설정한 정책들이 제대로 작동이나 할지 조금 불안하다. 뭐, 일단은 돌아가니까 지켜보긴 하겠지만, 왠지 또 뭔가 터져서 수정해야 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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