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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뭉치를 들고 인천신용보증기금 앞을 서성였다

사무실 임대료랑 운영자금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사업이라는 게 처음에는 그저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막상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현실은 사무실 월세와 서버 유지비가 매달 통장에서 꼬박꼬박 나가는 시한폭탄 같더라. 특히나 초기에는 별생각 없이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는데, 플랫폼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잔고가 바닥을 보일 때쯤에는 정말이지 잠이 안 왔다. 요즘 들어 여기저기서 경기도청년창업대출이나 중장년창업지원 같은 정부 지원 사업 공고가 많이 보이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뒤적거려 봤다. 사실 예전에는 이런 거 찾아보는 시간에 개발이나 한 줄 더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오만함보다는 일단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먼저 앞선다.

인천신용보증기금에서 마주한 낯선 풍경

결국 용기를 내서 인천신용보증기금을 찾아갔다. 아침 일찍 나름대로 서류를 다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접수처에서 담당자가 서류 목록을 훑어보더니 몇 가지가 더 필요하다고 말할 때의 그 막막함이란. 사실 기술보증재단이랑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지역 기반의 보증이 그나마 문턱이 낮지 않을까 싶어서 무작정 찾아간 거였다.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나처럼 짐을 잔뜩 들고 온 사람들이 많더라. 서로 눈을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묘한 동질감 같은 게 느껴졌다. 다들 지금 운영자금이 급해서 온 사람들일 테니까. 번호표를 뽑고 거의 한 시간 반을 기다렸다. 그동안 나는 괜히 챙겨온 서류 봉투를 폈다 접었다 하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스마트팜 사업의 현실과 정책 지원의 괴리

와사비스마트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사실 기대했던 건, 기술력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시장에 내놓고 보니 마케팅 비용이 생각보다 정말 많이 들더라. 딸기스마트팜 시설을 제대로 돌려보려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데, 내가 가진 자본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상담 중에 상담사분이 ‘기술보증재단 쪽은 좀 더 구체적인 기술 명세서가 필요하다’고 조언해주는데, 내가 준비한 서류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그제야 알겠더라. 나는 그냥 ‘이거 좋은 시스템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이게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가’와 ‘망했을 때 어떻게 보증을 회수할 것인가’를 따져 묻는 곳이었다. 당연한 건데도 그게 왜 그렇게 서운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대환대출에 대한 고민과 여전히 남은 답답함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옆에 있던 분이 사업자대환대출 때문에 왔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 나 역시 지금 기존에 쓰고 있는 소액 대출 이자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이걸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사실 정부 지원금이든 대출이든, 이걸 받으려면 그만큼 내 사업의 가치를 수치로 증명해야 한다는 게 큰 벽이다. 서류를 보충해서 다시 오라고 했으니 내일은 다시 구청이랑 은행을 돌아다녀야 한다. 이게 사업을 하는 건지, 행정 서류를 만드는 직업을 새로 얻은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스마트팜을 통해 작물을 키우고 싶었던 건데, 지금은 그저 엑셀 시트에 숫자만 키우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서류를 다시 정리하는 밤

집에 와서 노트북을 켰다. 내일 다시 준비할 서류 목록을 적어보니 한 페이지가 훌쩍 넘어간다. 이럴 거면 차라리 그냥 지원을 안 받고 버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하지만, 막상 월세 고지서 날짜를 떠올리면 그런 생각은 사치다. 중소기업지원금 같은 것도 찾아봤지만, 내가 조건에 맞는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간다.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심사 기간만 몇 주가 걸릴 텐데 그동안 나는 또 마이너스 통장을 긁으며 버텨야겠지. 막상 가보니까 상담사분이 그렇게 불친절하진 않았는데, 대화의 결이 달랐던 것 같다. 나는 꿈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들은 서류의 정합성을 따졌으니까. 여전히 무언가 해결된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또 하나의 과제가 내 등 뒤로 쌓인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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