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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 도입하고 바코드 리더기랑 씨름하느라 일주일이 다 갔다

우리 사무실의 작고 소소한 재앙

얼마 전에 사무실에서 ERP를 바꿨다. 뭐 거창한 도입은 아니고, 그냥 기존에 쓰던 엑셀 견적서랑 몇몇 프로그램들이 너무 따로 놀아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바꾼 건데, 이게 생각보다 사람을 엄청나게 지치게 한다. 예전에는 그냥 엑셀로 대충 합계 내고 메일 보내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모든 데이터가 ERP 시스템 안에 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정말이지 사람 환장하게 만든다는 거다. 내가 IT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직장인인데, 데이터 이전부터 권한 설정까지 하나하나 다 들여다봐야 하니까 퇴근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커피만 하루에 다섯 잔씩 마시게 되더라.

바코드 스캐너와 엉키는 데이터들

ERP를 도입하면서 재고 관리 좀 편하게 해보겠다고 바코드 리더기까지 몇 개 샀다. 가격은 개당 15만 원 정도였나, 크게 비싼 건 아니었는데 이게 또 복병이었다. 그냥 선만 꽂으면 바로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ERP 프로그램이랑 연동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어떤 바코드는 잘 읽히는데, 어떤 건 아예 인식을 못 해서 모니터 앞에서 한참을 낑낑댔다. 심지어 나중에는 스캐너 문제가 아니라 ERP 내의 제품 코드 체계가 꼬여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의 그 허탈함이란. 30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작업이 결국 세 시간 넘게 이어졌고, 나중에는 내가 왜 이걸 사서 고생인가 싶어서 그냥 손으로 입력하는 게 더 빠르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통합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뉴스 보면 거창한 기업들은 AI 에이전트니 데이터 거버넌스니 하면서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통합한다는데, 우리는 당장 내일 나갈 견적서가 ERP에서 제대로 안 뽑혀서 골치가 아프다. 이메일 따로, CRM 따로, ERP 따로 흩어져 있는 걸 하나로 묶는 게 목표라는데, 사실 현장에서는 그 ‘통합’이라는 단어가 왠지 모르게 불신스럽다. 하나로 합치면 더 편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시스템 사이의 경계마다 문제가 터져 나오니까 말이다. IT 서비스 기업들은 SAP 같은 걸 써서 자동화도 잘만 한다던데, 우리처럼 작은 규모에서는 그냥 모든 걸 수동으로 체크해야 하는 이 과도기가 제일 고통스럽다.

익숙해지기엔 너무 길었던 시간들

ERP 정보관리사 1급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다던데, 그들은 이런 실무 현장의 끈적한 문제들을 알까 싶다. 책에서 배우는 이론이랑, 실제 사무실에서 바코드를 찍었는데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아 고객사 전화를 받는 상황은 정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니까. 세미나나 보고서에서는 다들 거창한 성공 사례만 말하는데, 왜 정작 나처럼 사소한 인터페이스 하나 때문에 하루 종일 씨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없는지 모르겠다. 결국 오늘도 야근이다. 더존 스마트A나 다른 시스템들을 처음 도입했을 때 다들 이런 과정을 겪었겠지 싶으면서도, 이 불확실함이 언제쯤 끝날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작업들

퇴근 직전에 확인해 보니 어제 입력한 재고 데이터가 몇 개 누락되어 있다. 스캐너 문제인가 싶어 다시 연결해 봐도 딱히 달라지는 건 없고, 그냥 내일 출근해서 하나하나 다시 대조해 봐야 할 것 같다. 이게 맞게 가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무리한 시스템을 들여온 건지 확신이 안 선다. 다들 ERP 도입하면 업무가 효율화된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그 효율이라는 걸 체감해 본 적이 없다. 어쩌면 시스템 탓이 아니라, 그 시스템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ERP 도입하고 바코드 리더기랑 씨름하느라 일주일이 다 갔다”에 대한 4개의 생각

  1. 엑셀에서 엑셀로만 잘하던 사람이 ERP 때문에 데이터 구조 때문에 겪는 고통, 공감합니다. 저는 비슷한 프로젝트에서 통합 시 데이터 표준화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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