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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하나 만들겠다고 시작했는데 견적서만 세 번을 다시 받았다

시작은 간단한 아이디어였는데

지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서비스 하나를 구체화해보기로 했다. 뭐 거창한 건 아니고, 동네 주변의 소규모 커뮤니티 기능을 좀 강화한 부동산 어플 비스무리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요즘 흔히 보이는 워드프레스 홈페이지 제작 정도로 해결이 될 줄 알았다. 플러그인 몇 개 붙이고 테마 예쁜 거 사면 끝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막상 구체적인 기능들을 나열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실시간 위치 기반 정보도 있어야 하고, 푸시 알림도 보내야 하고, 결정적으로 사용자가 직접 글을 올리고 사진을 서버에 저장하는 기능을 넣으려니 외주 업체를 찾아보는 게 빠르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SI 기업 찾다가 길을 잃다

그래서 무작정 검색창에 앱개발업체를 쳐봤다. 정말 끝도 없이 나오더라. 어떤 곳은 세련된 포트폴리오를 내세우며 화려하게 광고하고 있고, 또 어떤 곳은 SI회사라고 자처하며 기업형 솔루션만 전문으로 한다고 되어 있었다. 견적이나 한번 받아보려고 대여섯 군데에 메일을 보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가 오는데, 어떤 업체는 대뜸 ‘기획안 있으시냐’고 물어본다. 나는 아이디어 수준에서 고민하고 있는 건데, 기획안이 나올 리가 없지. 상담하시는 분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만든 앱이 업계 최고라며 장담하지만, 정작 내가 ‘이런 식으로 구현 가능할까요?’라고 물으면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천차만별인 견적과 불신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비용이다. 같은 기능을 요구했는데도 어디는 500만 원, 어디는 3,000만 원을 부른다. 3,000만 원 부른 곳은 우리가 자체 개발한 IOT 솔루션 기반이라며 뭔지 모를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설명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냥 비싸게 받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아는 지인 중에 예전에 500만 원짜리 외주를 줬다가 개발자가 잠수 타서 결국 앱 스토어에 올리지도 못한 경우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섣불리 싼 곳을 고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무조건 비싼 곳이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으니 참 난감했다. 요즘은 도박 사이트 전용 어플을 만들어주는 곳이 겉보기엔 멀쩡한 IT 업체처럼 행동한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어서, 내가 지금 연락하고 있는 곳이 대체 어떤 곳인지 의심부터 하게 되는 상황이다.

소통의 온도 차가 만드는 스트레스

개발 미팅을 두 번 정도 해보면서 느낀 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지 아니면 내 설명이 부족한 건지 참 어렵다는 거다. 내가 ‘이 기능은 필수다’라고 강조하면, ‘그건 나중에 추가해도 되는 기능이다’라며 자꾸 자기들 편한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한다. 일정이 3개월 잡혔는데 벌써부터 딜레이 될 조짐이 보인다. 낚시해(海) 같은 공공 어플이나 연동되는 수준의 기능 구현도 사실 꽤 까다롭다는 걸 알게 된 게 이 업계를 기웃거리며 배운 유일한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육지 데이터와 바다 위 환경을 연결하는 것도 이런데, 하물며 우리처럼 위치 기반 데이터를 긁어오는 건 얼마나 복잡할까 싶기도 하고.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느낌

요즘은 그냥 포기하고 웹 기반으로 가볍게 시작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플은 한 번 출시하면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들 하니까. 매달 서버 비용에, OS 업데이트될 때마다 수정해야 하는 공수까지 생각하면, 그냥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듬어서 블로그나 커뮤니티 형태로만 운영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렇게 되면 처음에 생각했던 ‘스마트한 앱’의 느낌은 사라지겠지만, 적어도 사람들에게 괜한 비용을 지불하고 마음고생 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여전히 남아있는 찜찜함

지금 견적서만 세 번째 수정을 요청해둔 상태다. 솔직히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답변이 올 것 같지는 않다. 기술적인 전문 지식이 없다 보니 그들이 ‘이건 안 됩니다’ 혹은 ‘이건 추가 비용이 듭니다’라고 하면 그냥 ‘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내 모습이 조금 한심해 보일 때도 있다. 이게 다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겠지. 오늘도 메일함을 새로고침하며 고민만 늘어간다. 이걸 진짜 진행하는 게 맞을까, 아니면 그냥 여기까지가 내 능력의 한계일까. 결론은 아직도 안 났다. 그냥 내일 또 다른 업체 서너 군데 더 찾아보고 비교나 해봐야겠다.

“앱 하나 만들겠다고 시작했는데 견적서만 세 번을 다시 받았다”에 대한 1개의 생각

  1. 실시간 위치 정보 때문에 개발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점, 제가 직접 경험해본 적이 있는데,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충분히 고려하는 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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