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다들 그런 줄 알았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돈을 좀 주고 외주 업체에 맡겨서 멋진 앱 하나 뚝딱 만들면 그게 끝인 줄 알았던 거다. 공방 운영하면서 틈틈이 준비하던 온라인 쇼핑몰 겸 예약 시스템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견적부터가 문제였다. 아는 지인 소개로 연락했던 개발사에서는 대략 3천만 원 정도를 불렀는데, 이게 뭐 페이지 몇 개 늘어나고 결제 기능 붙다 보니 금방 5천을 넘어가더라. 굳이 창업도약패키지 같은 정부 지원금을 노리지 않더라도, 쌩돈 나가는 게 무서워서 일단 멈췄다.
시작은 좋았지만 꼬여버린 외주 프로세스
결국 저렴한 곳을 찾아 다시 연락했는데, 거기서도 결과물은 영 아니었다. PPT 디자인까지 내가 직접 수정해서 넘겨주고, 버튼 위치 하나하나 설명하는데도 일주일이 걸렸다. 근데 막상 나온 결과물은 내가 원하던 그 느낌이 아니었다. 왜 있잖나, 버튼을 누르면 부드럽게 넘어가야 하는데 무슨 90년대 윈도우 창 뜨듯이 딱딱 끊기는 그런 느낌. 개발자가 나한테 “이게 표준입니다”라고 말하는데, 더 따질 기력도 없었다. 그냥 거기서 끝냈어야 했는데, 괜히 수정 비용만 백 단위로 더 쓰고 결국 앱은 구석에 박혀버렸다.
노코드 툴에 발을 들여놓다
결국 작년부터 그냥 내가 만들기로 했다. 사실 개발 지식이라곤 파이썬 깔짝거려본 게 다인데, 요즘은 노코드 툴이 워낙 잘 나와 있어서 어떻게든 되긴 하더라. 문제는 시간이었다. 아침 10시에 공방 문 열고 저녁 8시에 닫으면, 그 뒤로 밤 12시까지는 꼼짝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서버 비용은 월 5만 원 정도 나오는데, 트래픽 늘어나면 더 든다는 말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플 만드는 비용 아끼겠다고 시작했는데, 정작 내 시급을 계산해보면 이미 몇 배는 더 쓴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게 참 아이러니다.
기술적 문제와 끝나지 않는 수정
가장 짜증 났던 건 데이터베이스였다. 사이트 만들기는 그럭저럭 쉬웠는데, 예약자가 몰리니까 데이터가 꼬이는 일이 생겼다. 분명 어제 예약한 사람이랑 오늘 예약한 사람이 겹치는데 시스템이 이걸 못 걸러내는 거다. 새벽 2시에 눈 비비면서 오류 찾다가 결국은 그냥 초기화해버렸다. 코드 한 줄 잘못 건드려서 전체가 먹통이 됐을 때 그 허탈함이란. 이게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도 아니고, 그저 내 작은 가게 하나 돌리자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업체에 다시 맡길 돈도 이제는 없다.
결과가 불확실한 상태로 계속하기
주변에선 창업 공모전이라도 나가보라고 하는데, 내 수준이 그 정도는 아닌 걸 스스로 제일 잘 안다. 그냥 손님들이 편하게 예약하고, 나도 장부 정리하기 귀찮아서 시작한 건데, 점점 일이 커지는 느낌이다. 재창업 지원금 같은 게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그 서류 준비하는 시간 자체가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어제는 결제 연동 테스트를 하다가 계속 에러가 나서 그냥 덮어버렸다. 오늘 저녁에 다시 해볼 생각인데, 또 안 되면 어떻게 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다시 수기로 예약받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이 긴 싸움이 언제쯤 끝날지 지금은 가늠도 안 된다.

데이터베이스 문제는 정말 공감돼요. 초기화하는 순간 멘붕 온 것 같아요. 노코드 툴로 시작하신 걸 보니, 좀 더 효율적인 방법도 있다는 걸 알게 됐네요.
데이터베이스 문제 해결 방법, 초기화하는 대신 로그 분석을 통해 원인 파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