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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맡겨본 앱 개발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요구사항 정리하는 데만 한 달이 걸릴 줄 몰랐다

처음 기획서를 들고 SI 업체를 찾아갔을 때는 단순히 ‘예약 기능이 있는 앱 하나 만들면 되겠지’라고 아주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미팅을 시작해보니 내가 생각한 건 그냥 막연한 그림일 뿐이었다. 개발자분들이 질문을 쏟아내는데 대답을 못 해서 돌아온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결제 연동은 어디랑 할 건지’, ‘서버는 AWS로 할지 아니면 국내 클라우드를 쓸 건지’ 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는 용어들이라 매일 밤마다 유튜브로 공부하느라 진을 다 뺐다. 비용도 문제였다. 처음에 알아본 곳은 무슨 5천만 원을 부르길래 깜짝 놀라 도망쳤고, 지금은 그보다 훨씬 저렴한 곳에서 진행 중인데, 싼 게 비지떡은 아닐까 걱정하면서도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리운전 어플이나 배달 앱처럼 복잡한 알고리즘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진도가 안 나가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소통의 간극에서 오는 피로감

개발자와 대화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내가 ‘이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부드럽게 넘어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면, 그쪽에서는 ‘그건 리소스 최적화가 안 되면 버벅거릴 수 있고, UI/UX 기획 단계에서 정의되지 않은 동작입니다’라는 식으로 돌아온다.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을 한다고 하는데, 자꾸만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기능적으로 완벽한 ‘무언가’를 자꾸 내놓으려고 한다. 가끔은 내가 개발 문법을 배우러 다니는 건지, 내 사업을 위한 앱을 만드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어제는 앱 로딩 화면을 두고 한 시간 넘게 통화했는데, 결국 결론은 ‘기본 로고 박고 시작하자’였다. 이렇게 허무할 데가.

기술적인 검증과 불안한 미래

요즘은 개발 중인 앱에 비트코인 구매 방법을 연동하는 간단한 API를 붙여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암호화폐 관련 기능이라 보안이 제일 걱정인데, 업체 측에서는 자꾸만 ‘API는 이미 다 준비되어 있어서 문제없다’고 안심시킨다. 그런데 개발자가 말하는 ‘준비됐다’는 말이 어디까지를 의미하는 건지 확신이 안 선다. 내가 전문 지식이 없으니 반박할 수도 없고,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된다. 가끔 예전에 들었던 스타트업 세미나에서 자율주행 같은 거창한 기술 개발하던 사람들이 생각나는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그 복잡한 로직을 다 검증하고 통과시키는지 대단하다 싶다. 나는 고작 예약 기능 하나 붙이는 것도 벅차서 끙끙대고 있는데 말이다.

중간 점검과 예상보다 늦어지는 출시일

오늘 사무실에 들러서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데, 원래 3개월이면 끝날 거라던 일정이 벌써 5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중간중간 디자인 수정하고, 결제 모듈 바꾸고, DB 설계 다시 하느라 시간을 다 까먹은 탓이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장 앱이 나와도 문제없이 돌아갈지 의문이다. 테스트 버전을 핸드폰에 깔아서 실행해보면, 이상하게 로딩 바만 빙글빙글 돌다가 멈추는 구간이 있다. 개발자분은 ‘서버 통신 중이라 그렇다’고 하는데, 내가 사용자가 되면 바로 삭제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근데 이걸 다시 수정해달라고 말하면 일정이 또 얼마나 밀릴지 생각하니 입이 안 떨어진다.

앞으로 더 해야 할 일들

앱이 완성된다고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더 막막하다. 앱스토어 심사 통과하는 것도 문제고, 출시 이후에는 업데이트도 계속해야 할 텐데, 지금 이 업체랑 계속 계약을 이어가야 할지 아니면 직접 유지보수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그냥 돈 좀 더 주더라도 큰 SI 업체에 맡기지 그랬냐고 하는데, 이미 버스는 떠났다. 비용은 비용대로 나가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있는데도 아직 완성본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하게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것저것 붙이고 싶은 기능이 많아진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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